- 아시아 최초 '기후소송 헌법불합치'
헌법재판소는 2024년 8월 29일 ① 정부가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18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대비 35퍼센트 이상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율만큼 감축하는 것’을 ‘중장기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로 하도록 규정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이하 ‘탄소중립기본법’) 제8조 제1항은 2026. 2. 28.을 시한으로 개정될 때까지 계속 적용되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과소보호금지원칙 위반 여부]
○ [2030년까지의 감축목표]
입법자 또는 그로부터 위임받은 집행자가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정한 ‘특정 연도’의 감축목표 비율에 관한 ‘구체적 수치’에 대하여, 헌법재판소가 원칙적으로 입법자 또는 그로부터 위임받은 집행자의 권한과 책임을 전제로 하는 과소보호금지원칙을 적용하면서, 어떤 특정한 추정 방식과 평가 요소들을 채택하여 그 결과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전 지구적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기여해야 할 우리나라의 몫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단정하여 판단하기는 어렵다.
탄소중립기본법 제8조 제1항과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1항이 설정한 2030년까지의 중장기 감축목표로서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만큼 감축한다는 감축비율의 수치는, 배출량이 정점에 이른 2018년부터 2050년 탄소중립의 목표 시점에 이를 때까지 점진적이고 지속적인 감축을 전제로 한 중간 목표에 해당하고, 그 비율의 구체적 수치 설정에는 개별적인 감축수단들의 특성과 이들 사이의 조합 등 다양한 고려 요소와 변수가 영향을 미치는 이상, 그 수치만을 이유로 미래에 과중한 부담을 이전하는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탄소중립기본법 제8조 제1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1항이 설정한 2030년까지의 온실가스 감축목표 비율의 수치만으로는, 기후위기라는 위험상황에 상응하는 보호조치로서 필요한 최소한의 성격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없다.
○ [2031년부터 2049년까지의 감축목표]
탄소중립기본법 제8조 제1항에서는 2030년까지의 감축목표 비율만 정하고 2031년부터 2049년까지 19년간의 감축목표에 관해서는 어떤 형태의 정량적인 기준도 제시하지 않았는바, 같은 조 제4항의 온실가스 감축목표 재설정 주기나 범위 등 관련 법령의 체계를 살펴보더라도 2050년 탄소중립의 목표 시점에 이르기까지 점진적이고 지속적인 감축을 실효적으로 담보할 수 있는 장치가 없으므로, 이는 미래에 과중한 부담을 이전하는 방식으로 감축목표를 규율한 것으로, 기후위기라는 위험상황에 상응하는 보호조치로서 필요한 최소한의 성격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할 것이다. 구체적인 감축목표를 정할 때 단기적일 수도 있는 정부의 상황 인식에만 의존하는 구조로는 온실가스 감축정책의 적극성 및 일관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 [감축목표 미달성 시의 규율]
탄소중립기본법 제8조의 체계에 따라 설정된 온실가스 감축목표의 설정과 이행은, 파리협정 체제상 전 지구적 이행점검, 그리고 격년 투명성 보고서 제출‧점검 등의 투명성 체계를 통하여 지속적으로 점검되고, 연도별 감축목표에 관해서는 매년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중심의 이행현황 점검 등을 통하여 목표가 달성되지 못한 부분에 대한 감축계획이 해당 부문의 업무를 관장하는 행정기관에 의하여 작성되고 정책에 반영된다.
특히, 배출권거래제가 적용되는 영역에서는 탄소중립기본법 제8조의 중장기 감축목표를 고려하여 설정되는 국가 배출권 할당계획의 계획기간별로 온실가스 배출허용총량이 적극적으로 관리되는 등의 방식으로 구체적인 배출량 목표의 달성이 실효적으로 보장된다.
배출량 목표 달성을 보장하기 위한 이러한 수단들을 탄소중립기본법 제8조 제4항의 온실가스 감축목표 재설정 주기 및 범위 등에 관한 체계에 보태어 보면, 매년 정량적 감축목표가 달성되지 않은 경우 추후의 감축목표에 미달성 부분을 추가하는 규율이 법률에 명시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탄소중립기본법 제8조 제1항의 온실가스 감축목표 설정 방식이 온실가스 감축을 실효적으로 담보할 수 있도록 설계되지 않은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 탄소중립기본법 제8조 제1항은 2031년부터 2049년까지의 감축목표에 관하여 그 정량적 수준을 어떤 형태로도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과소보호금지원칙을 위반하였다.
[법률유보원칙 위반 여부]
○ [2030년까지의 감축목표]
탄소중립기본법 제8조 제1항에서 2030년까지의 감축목표에 대하여 2030년을 목표연도로 한 2018년 대비 감축비율의 하한만 법률에서 정하면서 구체적인 감축비율의 수치는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감축의 경로는 정부가 설정하는 부문별 및 연도별 감축목표에 따르도록 한 것은,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감축경로의 설정이 과학적‧전문적인 영역임과 동시에 여러 가지 사회경제정책, 외교적 상황 등도 고려해야 하는 영역이라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법률유보원칙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없다.
○ [2031년부터 2049년까지의 감축목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따른 감축경로를 계획하는 것은 현재의 국민의 기본권을 광범위하고 지속적으로 제한하게 되는 것임에도, 위험상황으로서의 기후위기의 성격상 미래의 부담을 가중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가장 의욕적으로 감축목표를 정하고 계속 진전시켜야 한다. 구체적인 감축수단에 관해서는 감축목표를 둘러싼 이해관계가 매우 다양하게 대립할 수도 있다.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하면 중장기적인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감축경로를 계획하는 것은 매우 높은 수준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므로, 2031년 이후의 기간에 대해서도 그 대강의 내용은 ‘법률’에 직접 규정되어야 한다.
정기적인 선거를 통하여 구성되는 입법자의 경우 상대적으로 장기적인 대응책을 추구해야 할 기후위기와 같은 문제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게 될 구조적 위험이 있고, 특히 이른바 미래세대는 기후위기의 영향에 더 크게 노출될 것임에도 현재의 민주적 정치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제약되어 있다. 이러한 점에서 중장기적인 온실가스 감축계획에 대하여 입법자에게는 더욱 구체적인 입법의 의무와 책임이 있다.
○ 탄소중립기본법 제8조 제1항에서 2031년부터 2049년까지의 감축목표에 관하여 대강의 정량적 수준도 규정하지 않은 것은 의회유보원칙을 포함하는 법률유보원칙을 위반한 것이다.
[환경권 침해 여부 및 결정 주문]
○ 탄소중립기본법 제8조 제1항은 2031년부터 2049년까지의 감축목표에 관하여 그 정량적 수준을 어떤 형태로도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과소보호금지원칙 및 법률유보원칙에 반하여 기본권 보호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청구인들의 환경권을 침해한다.
○ 다만, 탄소중립기본법 제8조 제1항이 정한 2030년까지의 중장기 감축목표의 구체적인 비율에 대해서는 과소보호금지원칙 또는 법률유보원칙 위반으로 판단하기 어렵고, 위 조항의 규범영역 전부에 대한 효력을 상실시킬 경우 2050년 탄소중립의 목표 시점 이전에 그나마 존재하는 정량적인 중간 목표마저 사라지므로, 오히려 온실가스 감축에 관한 제도적 장치가 후퇴하는 더욱 위헌적인 상황이 발생하게 되며, 2031년부터 2049년까지의 정량적인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대하여 그 수준을 어떻게 정할지 등에 대해서는 입법자에게 광범위한 입법형성의 권한이 있다.
따라서 탄소중립기본법 제8조 제1항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의 차기 국가결정기여 제출 일정, 구 녹색성장법을 폐지하고 체계를 변경하여 탄소중립기본법을 제정하는 국회 입법절차에 소요된 기간(약 1년 2개월), 전문적‧기술적인 자료를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기후위기의 긴급성에 비추어 온실가스의 급속한 감축을 위해 노력하고 관련 정책의 방향을 늦지 않게 제시할 필요성, 입법자가 2031년부터 2049년까지의 정량적인 온실가스 감축목표의 대강에 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데에 필요한 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2026. 2. 28.을 시한으로 개선입법이 있을 때까지 계속 적용을 명하는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할 필요가 있다.
○ 탄소중립기본법 시행령 제3조 제1항은 같은 법 제8조 제1항의 위임을 받아 2030년 중장기 감축목표의 구체적인 비율의 수치를 정한 것일 뿐이므로, 과소보호금지원칙에 반하여 기본권 보호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어 청구인들의 환경권 등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 출처 : 헌법재판소
이번 판결은 아시아에서 진행되고 있는 기후소송 최초로 국민의 환경권 침해를 인정한 사례로서 향후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기후 소송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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